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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하지 않은 신산업을 찾아라

한상진-터치 2010. 1. 5. 10:27
‘칠흑 같은 터널을 지나 뿌연 안갯속을 걷고 있다.’

기업들의 2010년 현주소를 기업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불확실성이 산재했던 2009년을 견딘 이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새해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혼돈의 시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헤쳐나갈 역량을 갖춘 기업은 다음 시대 번영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런 역사는 지난 세기부터 여러 차례 반복되어 왔고,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격변의 시기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는 길, 그 이면을 관통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정답은 ‘신성장동력’이다. 앞을 내다보고 새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만이 미래 가치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저마다 전략을 세워 새로운 산업을 찾고 있다.

◇녹색 성장을 주목하라=저탄소화 및 녹색산업화에 기반을 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녹색산업은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상돼 시장이 확대될 것이고 아직 초기단계여서 선도기업과의 격차도 크지 않아 한국기업이 시장의 주역으로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불황으로 기업들이 신성장 분야로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양전지 등 유망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기업이 부상하는 등 업계 구분을 넘어선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전개될 경쟁에서의 성패가 향후 IT산업 주도권의 향방을 결정하기 때문에 한국 IT기업은 대항해시대를 맞아 미래 경쟁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삼성과 LG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과 LG는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두 그룹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SOC)·바이오·응용 발광다이오드(LED), 그린카 등 4∼5개 분야에 골고루 포진함으로써 사실상 전체 신성장동력 연구개발(R&D)을 이끌게 됐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지원 과제 선정 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LED·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삼성테크윈 5개 계열사가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컨소시엄에서 8개 프로젝트를 따냈다. LG도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생명과학 4개 컨소시엄에서 5개 과제를 확보한 바 있다.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신성장동력 스마트프로젝트 과제는 모두 13개로 전체 26개의 절반에 이른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라=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발 빠른 변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1980년대 한국과 일본의 종합상사는 무역을 앞세워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은 대부분 간판을 바꿔 달거나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미쓰비시상사는 여전히 일본 1위의 종합상사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들은 신에너지와 환경, 의료 주변기기, 금융 등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이러한 사업 분야에서 현재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신에너지, 환경사업본부다.

미쓰비시상사는 환경사업본부 아래 신에너지, 탄소배출권, 환경, 물 등 부문별 조직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수년간 태양광, 바이오 연료, 연료전지 등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덕분에 회사는 탄소배출권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으며 수도사업의 민영화 등 민관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의 유가 폭등이나 환경 파괴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지금은 상당 부분 실적을 내고 있다.

◇신흥시장을 공략하라=인도에서 이동통신 전파를 처음 쏘았을 때 사용한 제품은 노키아였다. 노키아는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 중 하나로 일찍부터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과 유통망 등에 투자해왔고, 그 결과 인도는 미국을 제치고 노키아의 두 번째 시장이 되었다. 노키아는 이러한 인도 등지의 신흥시장에서 거둔 성공 덕분에 실로 놀라운 실적을 거두고 있다.

초기 진출이 충분조건이라면 이를 뒷받침 해주는 든든한 뒷심은 바로 ‘제대로 된 현지화’다. ‘힌두스탄 유니레버’가 좋은 예다. 힌두스탄 유니레버의 한 중역은 그들의 성공 비결을 “인도에 좋은 것은 유니레버에도 좋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초기부터 회사는 인도 현지인에게 맞는 생필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인도인의 생활에 맞춘 ‘빨래비누’를 만들고, 가난한 인도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는 샘플 정도의 용량의) 샴푸를 단돈 1루피에 판매했으며 수도 시설이 열악한 인도 사정에 맞춰 일반 정수기와는 다르게 물만 부어주면 정수되는 ‘퓨어잇’을 개발했다.

한국 기업들도 해외 현지화에 나서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중동과 유럽 지역에서 주력 품목이 다르다. 중동에서는 이슬람권의 욕실문화 특징상 비데를, 유럽에서는 육류를 즐기는 음식문화를 감안해 소화를 도와주는 탄산수가 나오는 탄산수 정수기를 대표상품으로 밀고 있다. 중동권에서도 황사가 심한 이란에서는 공기청정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 출 처 : 전 자 신 문 >